안경원 사입 강화 브랜드와 안경테 제품 유형

안경 트렌드 ‘메탈테’로 대이동… 안경사 95% “메탈테 구입 예정”
국산 하우스브랜드 개성상실·원산지 둔갑·소비자 위주 홍보 비판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창간 16주년을 맞아 ‘국내 안경테 유통시장 환경’에 대한 현황 및 분석, 안경사 의식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유선으로 전국 안경원 안경사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최근 국내 안경테 유통 시장 환경이 날로 황폐해지고, 수 많은 브랜드 난립으로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된 안경테 시장에 대해 분석하고, 안경사들이 피부로 겪고 있는 국내 안경테 시장 환경에 대한 조사로 현 실태를 진단하고 향후 유통시장 개선책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편집자 주>

“이제 안경원에서는 선글라스에 이어 안경테까지 판매가 힘들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경테를 가지고 안경원에 방문한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는 안경테 시장까지 빼앗기는 것 아닌지 겁난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모 안경원 원장의 말이다.
안경테 유통시장의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가뜩이나 국내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안경원 이외의 안경테 판매처가 대거 늘어 안경원에서 안경테 판매율이 대폭 떨어지고, 매출은 매달매달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최근 국내 안경시장에서 안경테 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안경인들은 너무 많은 브랜드가 안경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꼽는다. 그래서 현재 안경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안경테 브랜드 수의 실태에 대해 조사했다.
‘현재 귀하의 안경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안경테 브랜드의 종류는 총 몇개인가요’라는 물음에 15개에서 20개 사이를 택한 안경사가 가장 많았다. 44%인 132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그 뒤를 10개에서 15개 사이로 꼽은 안경사가 28%인 84명으로 집계됐다.
5개에서 10개정도 브랜드 안경테를 보유한 안경원은 22%인 66명으로 조사됐다. 20개 이상의 수많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 안경원도 6%로 18명이 응답했다.
역시 아직까지 안경원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안경테를 보유하려는 일종의 ‘구색’ 갖추기가 여전히 만연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고 안경테가 잘 팔리는 것이 아니다. 결국 재고로 남을 우려가 크다. 잘 팔리는 안경테 브랜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안경원별 보유브랜드 15~20개 가장 많아
재고 안경테, 안경원 자체 행사용품으로

안경원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걱정꺼리는 바로 ‘재고’ 처리 문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안경테의 경우 제품에 대한 변형, 변질 등 로스가 적긴 하지만, 유행에 뒤쳐져 판매하기는 쉽지 않다. 과연 안경원에서는 넘쳐나는 재고 안경테를 어떻게 처리할까.
‘현재 안경원들마다 안경원내 재고품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귀 안경원은 어떤 형태로 안경테 재고를 소진하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에 절반 이상이 안경원 행사용품으로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8%인 174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그리고 직접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등 인터넷을 이용한 소비자 판매하고 있다고 41%인 123명의 안경사가 답했다. 그 뒤를 팔릴 때까지 계속 쌓아둔다 3%인 9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결국 고가의 안경테가 재고가 되면 다시 저가 안경테로 추락해 소비자에게 건네어지고, 안경테의 부가가치는 추락하는 악순환 구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국내 안경테 시장에는 안경테의 소재와 디자인의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고 있다. 수년 동안 인기를 유지해 왔던 뿔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즉, 트렌드가 대거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안경테 트렌드에 민감한 안경원들 역시 변화에 보조를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년 사입 안경테는 ‘메탈테’로 하겠다

‘귀 안경원에서 향후에 적극적으로 사입하려고 하는 안경테는 어떤 유형의 안경테인가요?’라는 물음에 무려 95%의 안경사인 285명이 메탈테를 구매하려 한다고 응답했다. 한창 전성기를 누린 뿔테의 인기가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뿔테를 선택한 안경사는 불과 5%인 15명만 응답했다.
그 동안 특정 연령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메탈 프레임이 패션 리더들에게 ‘꽂혀’ 올해 안경계 아이콘으로 급성장했으며, 2018년 역시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를 증명했다.
수입 유통사 모 대표는 “예년과 다르게 시력 보정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는 인구보다 패션을 위해 안경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편안하고 가벼운 모델을 요구한다”며 “한동안 가벼운 메탈 프레임의 인기는 국산, 수입 할 것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안경원에 유통되는 안경테 중 ‘메이드인 차이나’ 안경테의 열풍이 거세다. 중국 상해와 북경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국산 안경테의 디자인과 품질력은 이제 국산 안경테를 앞지르고 있는 추세다. 수입과 국산으로 양분되던 안경테 시장에 중국산 안경테가 점령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산 안경테를 바라보는 안경사들의 입장은 무엇일까.
‘중국산 안경테가 대거 국내에 유통시장에 유입이 되고 있습니다. 귀 안경원에서 ‘메이드인 차이나’ 안경테를 주로 사입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무려 54%인 162명이 마진율이 좋기 때문으로 응답했다. 다양한 디자인 때문에 중국산 안경테를 사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안경사는 34%로 102명의 안경사가 답했다. 그 뒤를 퀄리티가 국산이나 명품 브랜드 못지않아서라고 답한 안경사가 12%인 36명에 달했다.
결국 중국산 안경테는 마진율이 좋기 때문에 향후에도 안경사들은 적은 돈을 투자해 이익을 남기기 위해 중국산 안경테를 당분간은 사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 보기에 ‘해당 브랜드 영업사원과의 관계’, 그리고 ‘소비자 반응 때문’이라고 응답한 안경사는 확인되지 않아 결국 투자대비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안경테의 거센 도전이 갈수록 심해질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대비 가성비 좋은 ‘중국산 안경테’ 인기
개성없는 국산 하우스 브랜드 한계 지적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내 안경테 유통 시장의 큰 문제점인 브랜드의 난립. 특히 최근 하우스 브랜드가 다양해지고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미 국내 안경테 시장은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버렸다. 비슷비슷한 가격대의 하우스 브랜드 시장을 바라보는 안경사들의 반응에 대해 살펴봤다.
‘하우스 브랜드가 대거 등장하면서 대폭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한편으로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있다. 국산 하우스 브랜드 취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42%인 126명의 안경사가 ‘하우스 브랜드의 특징인 개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 뒤를 이어 ‘중국산을 국산으로 바꿔 유통하는 점’을 23%인 69명의 안경사가 비판했다. 또 국산 하우스 브랜드 안경테의 가격대가 너무 높다고 지적한 안경사가 19%인 57명이 답했다. 여기에 안경사가 아닌 소비자 홍보에만 너무 의존한 것 같다고 11%인 33명이 답했다. 신제품 공급이 너무 늦다고 지적한 안경사는 15명, 3%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된 안경테 제품을 관찰해보면 제품의 트렌드가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비슷하다 보니 다양한 브랜드가 시장에 선보여도 제품들의 모양새는 거의 똑같음을 알 수 있다. 제품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하고, 잘나가는 제품을 따라한 모델이 시장에 범람한 상황이다. 안경사들은 이름만 하우스 브랜드인 몰개성적인 국산 하우스 브랜드를 비판하고 있었다.
안경시장에는 전통의 국산 안경테, 수입 명품 안경테, 수입 하우스, 국산 하우스, 중국산 안경테 등 다양한 안경류가 유통되고 있다.
앞으로 안경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종류의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일까. ‘안경테 제조도매 유통사들이 2018년 안경테 신모델 출시를 대거 앞두고 있다. 귀 안경원에서 향후에 사입을 강화할 안경테 브랜드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국산 안경테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무려 절반에 가까운 49%인 147명의 안경사가 앞으로 국산 브랜드 안경테 사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국산 하우스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안경사가 27%인 81명이 응답했다. 여전히 수입명품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3%인 69명의 안경사가 ‘수입명품 브랜드’를 택했다. 1%인 3명의 안경사는 수입하우스 브랜드를 구매하겠다고 응답했다. 수입 하우스 브랜드의 경우, 전국 안경원 거래처가 국산과 명품 토털 브랜드와는 수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적게 집계 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안경업계는 2018년 S/S 시즌을 대비해 수주회, 트렁크 쇼 등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도매 유통사들의 행보가 바빠짐과 동시에 안경사들 역시 제조도매 유통사에 대해 바라는 점이 많았다.

국산 안경테 앞으로 사입 강화할 예정
안경사들, “유통사들 제발 시즌 지나고 할인행사하라”

‘안경테 유통사들이 2018년 수주회를 대거 준비중입니다. 이들 업체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라는 물음에 가장 많은 안경사들이 ‘할인 행사를 하더라도 시즌 지나고 천천히’ 해달라고 31%인 93명의 안경사가 요구했다.
대형 인터넷몰 판매는 자제해 달라는 응답이 역시 31%인 93명이 답해 안경사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한눈에 짐작이 간다. 그 뒤를 이어 ‘경기가 어려우니 세트 판매 자제해 달라’고 29%인 87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9%인 27명의 안경사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제품가격과 안경원 가격은 동일시’ 해달라고 요청했다.
바닥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안경원들의 추운 겨울나기가 시작됐다. 안경원에서는 안경테 판매가 늘기를 고대하고 있다. 안경테 경기가 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안경사들은 일단 안경업계 경기를 넘어 국내 전반의 내수 시장이 살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경원에서 안경테 판매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일단 국내 경기, 즉 시장의 활성화를 꼽은 안경사가 가장 많았다. 48%인 144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그 뒤를 27%인 ‘안경테 의료기기화 제도개선’을 선택한 안경사가 81명으로 집계됐다.
또 13%인 39명의 안경사가 제조 유통사들의 유통채널 축소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어 12%인 36명의 안경사가 ‘기업별 소비자 홍보 마케팅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결론적으로 안경테 의료기기화에 대한 제도적인 바탕 위에 시장 경기가 활성화 될 때 안경테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음 확인 할 수 있었다. 또 공생공존 하기 위해서는 도매와 소매는 한 몸이라는 생각을 하고 다른 안경테 유통루트를 줄여달라는 안경사들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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