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 제조사·유통사·안경원 협치만이 생존 비결

불경기로 인한 안경원 매출 하락이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유독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경테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가파라지면서 안경사들의 위기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10월 게재한 ‘알갈이 고객 전국적으로 급증…’이라는 기사에서도 한 차례 언급했듯, 안경테의 경우 공산품이라는 이유로 판매처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는데다 업계 내부적으로 제조·유통·안경원 간 불신과 반목도 점점 심해져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행태가 1~2년 더 유지될 경우 안경테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된 구매패턴이 바뀌어 상당수의 안경원들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올 정도다. 근래 일부 안경체인 가맹본부들이 향후 방어적인 측면에서라도 안경테 경쟁력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보고 관련 작업 준비에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위기감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안경테 시장에 대한 우려에 대해 업계전문가들은 제도적인 이유로 또한 시대적인 변화로 외부업계의 시장 진출은 막을 수는 없지만, 안경업계 내 제조사, 유통사 그리고 안경원들이 ‘나만 살면 된다’는 식의 인식만 버려도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경사들은 홈쇼핑 및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B2C에 나선 제조 및 유통사들을 무조건적으로 힐난하고, 업체들은 시장상황을 무시한 안경원의 가격책정 그리고 불합리한 결재 및 반품 관행을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약점이 노출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짙어져 불필요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남대문의 A업체 관계자는 “흔히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이야기하는데, 안경원에서 안경테는 결코 놓을 수 없는 존재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안경테 시장이 무너지면 약 절반의 안경원들이 문을 닫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안경테가 점점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서로 이전투구식 싸움만 할 뿐 그 누구하나 나서는 이가 없어 서글프다. 안경업계가 올해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조만간 전무후무한 위기가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무조건적인 비판에 앞서 공동체라는 생각으로 안경인 모두가 스스로를 돌아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소리 소문 없이 매년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견제가 시급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전의 B 안경원 원장은 “이제 제조사들도 안경사들도 중국에 저가제품을 주문하고, 판매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데, 이는 안경원들과 제조사들이 가격인하 경쟁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며 “이미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산에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겼는데, 지금이라도 다양성 및 주도권 회복 차원에서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브랜드 및 가격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우리나라 안경테 최대 수출국으로 수출액은 2015년 6492만9000달러로 전년대비 4.6% 증가한데 이어, 2016년에도 6866만2000달러로 신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제조 및 유통사 그리고 안경원들을 아울러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결국 안경업계 최고기관인 협회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C 안경체인 임원은 “프랜차이즈 임원이기 전에 안경사로서 비안경인에 의해 업권이 점점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분하고 안타깝다. 쉽지는 않겠지만, 또 모두가 만족하고 따를 수 있는 해법 마련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협회가 나서서 큰 그림을 그려줘야 안경가족들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며 “머지않아 새로운 협회장과 집행부가 출범하게 되는데, 시간이 관건인 만큼 조속히 해법을 제시하고 안경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적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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