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들, 불투명한 경기전망에 공격적 투자 보다 안정성에 방점

기대치 낮추고 단순화 추구 … “경기 회복되면 오히려 독 될수도”

안경산업의 유통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경제 전반에 4차 산업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의 내수부진, 외부업계의 안경산업 진출 확대, 온라인 판매처 증가 등 시대적인 요인에 가격경쟁 심화, 인건비 및 운영비 상승 등 업계 고질적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사업환경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근래 안경원의 매출 부진 장기화는 제조사 및 유통사들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나서게 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대 판매처이자 안경산업의 바로미터인 안경원 매출 하락세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부문에 있어 최근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움직임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기존 유통조직 개편 및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제조사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전년대비 매출 향상이 아닌 매출 유지도 버거운 현실 속에서 안전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안경산업 전반에 낀 먹구름이 좀처럼 가시지 않을 거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투자 등 리스크 감수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공통적으로 당분간 이런 트렌드가 이어질 거라 입을 모으고 있다.
요즘 새로이 감지되는 기업들의 움직임은 크게 두 가지로 모두 안경체인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다.
먼저 영업망 단순화를 통한 비용절감이다.
현재 운영 중인 영업조직을 통폐합 및 다른 곳이 대행하도록 해 고정비를 줄였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며, 일부는 특정 안경체인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후 내수시장에서는 영업을 접으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체인본부와는 거래하지 않았던 업체들 중에서도 서로 전략적 제휴를 위해 비공식적으로 의사 타진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매년 국내 안경산업에 있어 프랜차이즈의 비중이 커지면서 이제는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의 A 제조사 대표는 “우리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아 영업사원들의 담당지역을 넓히면서 견디고 있지만 위기감에 잠 못드는 사장님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일부 업체들은 이제 영업을 완전히 접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며 “특히 수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들은 안경원 주문량이 회복될 기미가 없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에 안경체인에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하려는 곳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제조사들의 경우 신제품 기획 및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동투자 방식으로 체인가맹본부와 손을 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에 장점이 있는 제조사와 판매에 특화된 가맹본부가 협업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내며, 동시에 실패에 대한 부담감도 줄인 다는 전략이다.
B 안경체인 마케팅 팀장은 “올해 출시를 목표로 제조사와 손을 잡고 PB를 공동 개발 중이다. 서로의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가 모두 반영된 제품이라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사업 초반 의견 조율 및 역할 분담에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가 원할히 추진되고 있다. 체인의 규모를 떠나 전략적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제조사들이 늘고 있어 점차 제조사와 프랜차이즈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제조사들의 최근 영업망 축소 및 안경체인과의 협업체계 구축이 향후 경기회복 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남대문의 모 유통사 임원은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제조사들은 영업망이 한 번 무너지면 다시 구축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향후 경기가 살아날 때 오히려 좌충수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자사제품에 프랜차이즈의 이미지가 덧씌워지면 일반안경원들에게 외면 받을 공산이 크고, 프랜차이즈의 경우 상황에 따라 사업방향이 크게 변할 수 있어 안정적인 판매처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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