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렌즈갈이·피팅 고객 매일 1~4명 안경원 방문

‘대안협, 명분 생겨’ 기술료 받기 정당화 대국민 캠페인 벌여야

안경업계 전문 리서치 기관인 Real Optical Research(이하 ROR)에서는 선글라스 시즌을 맞이해 현재 안경원내 선글라스 매출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전역 안경원 300곳을 대상으로 일대일 전화 설문을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현재 선글라스 시장에 대한 안경사들의 인식과 매출 현황 추이 및 가장 원하는 가격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 등에 대해 주로 조사했다.
그리고 현재 안경원 선글라스 렌즈 도수 넣기와 피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내방하는지, 방문 횟수 등을 조사해 선글라스 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선글라스 업체와 안경원이 준비해야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 주>

 

최근 무더위와 폭염이 서서히 시작되면서 선글라스 관계 업체들은 벌써부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휴가 시즌인 7월 하순과 8월 초순이 오기까지 한달가량 남았지만 선글라스 시장은 꿈틀거리고 있다. 제조도매업체의 분위기는 분주하지만, 안경원을 지키는 안경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예년에 안경사들은 이맘 때면 안경업체들이 준비한 수주회장, 해외 광학쇼 등으로 신제품을 수주하기 위해 나섰지만, 올해는 안경원 밖으로 좀처럼 나서질 않는다.
이처럼 선글라스 소비 심리가 위축된 요인으로는 경기 불황은 차치하더라도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지만, 안경원이 시대조류에 보조를 못 맞추고 있어 안경원의 선글라스 매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안경사들은 안경원에서 선글라스의 매출 하락은 지난 수년 동안 계속 이어져 왔다고 하소연했다.
본지는 가장 먼저 안경원의 선글라스 매출 추이에 대한 안경사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귀하 안경원의 선글라스 매년 매출 변화 추이는 어떠한가’라고 물어보았다.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고 전체 응답자 300명중 무려 221명인 74%인 안경사가 답을 했다. 이어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한 안경사는 71명인 24%,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답한 안경사는 8명인 2%의 안경사가 답을 했다.
이번 매년 매출 하락이라는 결과는 지난 2~3년 전부터 시작된 선글라스 유통채널의 다변화로 분석된다. 선글라스 주 판매처 역할을 했던 안경원과 백화점에서 면세점, 소셜커머스를 포함한 온라인몰, 홈쇼핑, 아울렛 심지어 대형 마켓에서도 이제 선글라스를 판매하고 있다. 물건을 팔 수 있는 장소만 있다면 도처에서 선글라스가 판매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서베이 조사 과정에서 모 안경사는 “주변에 선글라스 매출이 저조해 선글라스 자체를 판매하지 않는 안경원이 늘고 있다”고 현 상황을 대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안경사는 “안경원이 선글라스를 판매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유통처가 너무 많다”며 “특히 홈쇼핑과 가격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선글라스 판매 경쟁은 끝났다”고 하소연했다.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매출 파이
고작 5~10%

이제 선글라스 시장은 완전히 무너졌으며, 안경원에서는 선글라스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여론이다. 심지어 안경원 전체 매출의 20%밖에 안되는 콘택트렌즈보다 매출이 더 낮다는 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현재 귀하의 안경원에서 차지하는 선글라스 매출 비율은 몇 %인가’라고 물었다.
고작 5~10%에 해당한다고 127명인 43%의 안경사가 답을 했다. 20~30%라고 답한 안경사는 55명인 18%를 차지했다. 1~5%로 미미하다고 답한 안경사도 43명이나 됐다. 10~20%라고 답한 안경사는 3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선글라스 매출이 높은 30% 이상이라고 답한 안경사는 불과 4명으로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콘택트렌즈 보다 더 못한 매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2018년 안경원을 찾는 소비자들은 어떤 선글라스를 주로 찾을까. 품질 좋은 국산 선글라스를 찾을 것 같았지만, 역시 안경사가 추천하는 선글라스를 가장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 안경원을 찾는 소비자들은 주로 어떤 유형의 선글라스를 찾는 가’라는 물음에 소비자들은 ‘안경사가 추천하는 선글라스’를 가장 원한다고 답한 안경사가 107명인 36%로 집계됐다.
이어 ‘국산 선글라스’가 59명인 20%, ‘저렴한 가격대 선글라스’ 47명 16%로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 명품 선글라스’는 24명인 8%로 집계됐으며, 중국산 선글라스 16명인 5%만 답을 했다.
이번 결과는 역시 안경사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음을 알 수 있으며, 국산 선글라스의 품질력과 가성비를 염두한 소비 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안경사들이 가장 잘 팔수 있고, 소비자가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선글라스 가격대에 대해 문의했다.
‘귀하가 생각하는 선글라스의 소비자가 적정 가격대는 몇 만원대인가’라는 물음에 ‘10만원대’라고 답한 안경사가 130명인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만원대’라고 응답한 안경사가 83명인 28%가 답했다.
5~10만원대가 55명인 18%로 답을 했다. 30만원대가 20명인 7%가 응답했으며, 40만원대 이상 고가를 선택한 안경사가 12명인 4%로 확인됐다.
현재 안경업계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것이 공테나 타 유통처에서 구매한 제품을 가지고 안경원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하게 늘었다는 점이다.
선글라스의 경우, 안경원에서 렌즈갈이나 피팅을 무상으로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본지는 ‘귀 안경원에는 선글라스 렌즈 도수 넣기 및 피팅을 위해 하루에 몇 명의 소비자가 방문하는 가’라고 묻자, 하루에 ‘1~2명’이 방문한다고 107명의 안경사인 무려 36%가 답을 했다. 3~4명이 찾는다고 79명의 안경사가 응답했다. 이어 ‘5~10명’ 71명의 안경사가 그 뒤를 이었다. 무려 ‘10명 이상’이라고 답한 안경사도 28명으로 나타나, 외부 구매 선글라스를 가지고 피팅하고, 렌즈갈이 하는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남대문 B안경원 원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선글라스 알갈이만 하고 있다. 안경사인지 알갈이사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협회와 지부에서 특단의 조치와 함께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선글라스 제조사와 도매 유통사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격대 일 것이다. 이에 ‘귀 안경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선글라스 가격대는 얼마인가’라고 질의했다. 역시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가격경쟁력을 택했다. ‘5~10만원’으로 답한 안경사가 107명인 36%로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10~15만원이라고 답한 안경사가 83명인 28%, ‘15~20만원’이라고 답한 안경사가 46명인 15%였다.
안경원에서 가장 저가인 3~5만원이라고 답한 안경사가 36명인 12%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이어 ‘20~30만원’대가 16명인 5%, 3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안경사가 12명으로 4%로 각각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는 (사)대한안경사협회에 화두를 던져주었다. 현재 대안협 차원에서 선글라스 시장 찾기와 기술료 제값 받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서베이 조사 결과에서도 나왔듯이 안경원에 피팅만 원하는 소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을 공정위 등 관계 기관에 어필하고, 기술료 받기 운동이 이익단체의 담합이 아닌 정당한 안경사들의 업무이자 전문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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