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기기 출시 잇따라… “가격 아닌 비전을 봐주셨으면”

최근 안경업계에서 안경사의 새로운 니즈와 4차산업 혁명 등 시대적인 변화에 발맞춰 탄생한 아이디어 기기들이 불황속에서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컨셉트의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원조격인 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사 제품에 대한 참신함과 효용성을 인정받아 전국의 안경원은 물론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지만, 자칫 이제야 형성되기 시작한 시장에 유사한 제품이 쏟아질 경우 그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고민이다.
해당업체들은 제품 및 컨셉트를 이미 특허로 등록해 놓아 후발업체들로부터 기술력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또 선점효과로 안경사들에게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자신하면서도 후발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영업에 나설 경우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심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 테이블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 디바이스로 단기간에 안경사들의 이목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A 업체 관계자는 “과포화된 안경시장에서 안경원들이 전문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각자의 차별성을 보다 쉽게 전달해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했는데, 출시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비슷한 기기가 출시돼 당황스럽다”며 “일단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지켜보고 있는 상태로, 여러 채널을 통해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면 이미 등록해 놓은 특허를 바탕으로 법적 제재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고객의 눈에 가장 편안함을 주는 색상을 찾아 다양한 유통업계에 잠식되고 있는 안경원의 선글라스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기를 유통하고 있는 B사 대표도 “아직 우리업계에는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 안타깝다”며 “특정 제품은 모방할 수 있더라도 자사 제품을 통해 안경원 및 안경사의 가치를 높이려는 회사의 철학은 모방할 수 없을 것이다.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브랜딩과 함께 안경원에서 유용한 후속제품 출시로 차별화를 이뤄내겠다”고 전했다.
사실 이런 카피제품 논란은 안경업계 전반에 퍼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레임의 경우 전문가인 안경사조차 로고를 보지 않고 브랜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일률적인 디자인의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다반사며. 또한 콘택트렌즈는 제품 디자인 및 진열대에 그리고 안경렌즈는 판매툴 관련 모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경인들은 특정제품의 일부를 카피하더라도 법적으로 제재하기 힘들고, 또한 실제 제재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드는 노력과 비용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이점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었다.
C 기업 관계자는 “사실 원조 업체의 경우 속상하기는 하겠지만 영세한 곳이 대부분이라 법정 싸움을 전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 또한 크게 마음먹고 법정싸움을 해서 이기더라도 결국 손해이고, 심지어 동종업계 사람이면서 너무하다고 욕먹는 경우도 있다”며 “다른 사람이 오랜 기간 연구해서 내놓은 작품을 별 생각 없이 사용하거나,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도용한 회사를 감싸주는 대응은 장기적으로 우리 업계 발전을 늦추게 된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D 안경체인 임원도 “기존 제품을 카피하는 행위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 결과물인 제품도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제품 선택에 있어 성능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원조 기술력이나 향후 안정적인 A/S 그리고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 등 다양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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