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확산, 안경원도 직격탄… 내년에도 분위기 비슷 예상

벌써 내년을 걱정하는 안경인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만성화된 내수 부진과 고용 부진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 영향으로 안경원 뿐만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신금융협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발표한 신용카드사들의 실적과 매출 지표가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정유섭(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여신금융협회에서 받은 국내 8개 카드사 상반기 매출 통계에 따르면 연간 신용카드 매출 5000만원 이하 영세 가맹점 138만 곳(전체 가맹점의 56%)의 평균 매출은 월 182만5000원으로 지난해(190만4000원)보다 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연매출 5000만~1억원 가맹점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 1억~2억원은 0.5%, 2억~3억원은 0.2%가 감소해 매출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일수록 매출 감소폭이 컸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247만여 개)의 89.5%로 자영업자 상당수를 포함한다.
영세 자영업이 태반인 안경원은 신용카드 매출액이 더 많이 하락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지불 결제 수단의 태반이 신용카드인데,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며 “일부 가맹점들을 조사해 봤는데, 전년대비 신용카드 매출의 18%정도 하락한 것 같다. 타 안경원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남대문 지역 모 안경사는 “남대문은 특수한 지역이라 현금 매출 비율이 6정도 되고, 카드 매출이 4정도다. 하지만 타 지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와 현금 매출을 8대 2로 본다. 직원 인건비와 임대료, 관리비 등을 제외한 전체 매출의 15~20% 정도를 대표 원장이 가져간다고 계산한다”며 “연간 수입이 적은 자영업자 대부분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 즉, 나홀로 안경원의 경우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짐작케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신용카드사 매출 통계를 기반으로 내놓은 통계치 역시 올 1·4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1년 전보다 평균 12.3% 감소했다. 소매업은 1년새 매출이 40% 이상 줄었다고 한다.
올 여름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분기 카드 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카드 승인금액과 승인 건수는 각각 202조2000억원, 50억2000건으로 집계됐다.
승인금액과 승인 건수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승인금액은 9% 증가했고 승인 건수는 10.4% 늘었다.
하지만 승인실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여신금융연구소 설명이다. 지난 2분기 평균 승인금액은 4만321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6.8% 줄었다. 특히 개인 카드의 평균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한 3만4597원에 그쳤다. 직전 분기 대비로는 7.3% 감소했다.
법인카드 승인금액 및 승인 건수는 각각 39조4000억원, 3억1000만 건으로 지난해 1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카드로 세금을 낸 법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결국 지난 2분기 신용카드 사용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결제 건당 평균 사용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에서 ‘불황형 소비’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런 불황형 소비행태가 2019년에도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불황형 소비가 계속되고 업계에서는 돋보기나 C/L 관련해 악재가 계속 쏟아져 더 암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혹여 관련 규정이 바뀌지 않더라도 최소한 작금의 불황은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매우 크다”며 “현금에 이어 신용카드 매출까지 하락하는 불경기로 매출이 정체됨에 따라 전체매출에서 임대료 및 인건비 비중이 치솟은 안경원들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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