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 이겨낼 설득논리 절실 … “때론 역지사지 관점으로 봐야”

올해 안경테를 미리 구입한 후 안경원에서 안경렌즈만 처방받거나, 혹은 기존에 사용하던 안경테에 렌즈만 교환하는 이른바 ‘알갈이 고객’이 눈에 띠게 증가한 만큼, 이런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적으로 대도시에 위치한 안경원에 많았던 알갈이 고객 비중이 내년에는 중소도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보인다.
근래 외부업계의 프레임 판매량 증가세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였지만, 특히 올초부터 전국적으로 안경테와 안경렌즈의 판매량 비율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안경사들의 우려가 계속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면세점, 패션몰, 생활용품점에 더해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면 쉽게 안경테를 판매하는 가판대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프레임의 유통처는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홈쇼핑은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무기로 온라인 쇼핑몰들이 대거 판매에 나서면서 시장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안경원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소비패턴의 급속한 확산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프레임을 안경원외에서 구입해 안경원에서 렌즈만 처방하는 것이 안경구입 비용을 낮추는 비법으로 인식돼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업계 내외에서 아예 이런 트렌드에 최적화해 영업하는 사례가 계속 등장해 안경원의 입지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매출분석 결과 안경테의 판매량이 안경렌즈 보다 약 10% 더 감소했다는 A 안경원 원장은 “지금 상황을 보면 언 발에 오줌누기나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제격인 것 같다. 안경원은 그 특성상 절대로 온라인이나 홈쇼핑에 가격으로 이길 수 없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안경원들이 판매가격을 낮춰 고객들을 유인하려 하거나, 저가제품 위주 판매 정책을 펼쳐 스스로 생존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은 분명 중요하지만 절대로 모든 것은 아니다. 내년에는 결코 이길 수 없는 가격으로 승부하기 보다 소비자에게 가격차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전략마련에 고심하는 안경인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B 안경체인 마케팅 팀장도 “최근 자체 소비자조사 결과를 보면 약 절반의 고객들이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 저렴한 판매처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이런 성향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올바른 대책마련의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며 “다양한 가격대 및 차별화된 제품 구성으로 가격차에 대한 고객의 반감을 줄이고, 여기에 전문성 및 A/S 등으로 만족감을 높이는 노력이 유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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