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및 유통사 생존환경 악화… “살아남기 위한 혈투 더욱 극심해 질 듯”

신규안경원 오픈세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안경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제조 및 유통사들이 어려워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불황의 여파가 안경산업 최전방에 있는 안경원까지 미치기 시작한 만큼 우리업계의 총체적인 위기가 본격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본지 조사결과 2019년 5월 기준 전국의 안경원 수는 1만479개로 2년 전에 비해 465개가 증가 했지만 국내 주요 체인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독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안경원 오픈세가 쪼그라들었다. 브랜드 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예년에 비해 약 40~60%가 감소했다는 견해가 주류로, 이로 인해 안경원수 역시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안경원 신규오픈 시장의 성장동력 저하 이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유명 소프트웨어 기업 및 유통 대기업 등 외부업계의 안경산업 진출 확대, 안경테를 미리 구입한 후 안경원에서 안경렌즈만 처방받는 알갈이 고객 증가, 콘택트렌즈 가격경쟁 심화 및 소비자 편익을 앞세우고 있는 정부정책 기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안경제품 유통처 다변화 등 여러 악재들을 꼽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근래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저가 안경원들의 성장세가 가장 파급력이 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불황을 틈타 기존 저가체인 브랜드들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데다, 올해 공식 론칭을 목표로 신규 저가체인 브랜드들이 2~3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안경원 내방고객이 계속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객단가 하락세가 더욱 가파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안경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형체인 브랜드들이 과거와 달리 자사 가맹점 근처에 저가매장이 생기면 전면대응 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그 영향력이 훨씬 더 직접적이고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인해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본부의 지원을 받는 외국계 기업 및 가맹본부의 바잉파워 및 PB 등으로 경영에 있어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체인안경원들은 다소 피해가 적을 수 있지만, 국내 중견 기업 및 일반안경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 안경체인 임원은 “내부적으로 과거 저가체인 시장 초기단계에서 협회나 업계의 비판을 의식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지금의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우리의 경우 조금 늦었지만 시장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만큼 지금 이라도 가맹점을 지키고 성장시키는데만 집중해야 한다고 방향을 잡았다. 다른 체인들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경원간 그리고 체인들간 경쟁이 더욱 극심해질 공산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B 안경체인 영업담당자도 “익명을 전제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업계 내부적으로 불신과 반목이 워낙 심해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오픈 비용을 가지신 안경사분들도 적은데다, 비용을 마련하고도 불확실한 시장 전망에 오픈을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현재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은 제조 및 유통사들의 상황이다. 안경원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전혀 감지되고 있지 않은데다, 혹여 좋아지더라도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로 이 긍정적인 효과가 고스란히 제조 및 유통사들에게 전해지기 어렵다. 이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기존 안경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단초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국내 주요 안경체인 본부들이 중국 및 동남아 시장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현재 국내 시장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올해 암암리에 자사 임원들을 직접 해외로 보내 시장조사를 진행하거나, 국내 및 현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성공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노력하고 있는 체인본부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 자체가 국내 안경시장의 암울한 미래에 대한 방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C 체인대표는 “경제성장률, 안경원 당 고객수 그리고 매출추이 등을 봤을 때 일정기간 우리나라 안경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모든 영역에 있어 생존경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해외 직접 진출이나 해외시장과의 연동을 통한 사업이 꼭 필요하고, 앞으로 우리업계에 관련한 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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