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 확보로 이제는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야죠”

2세대 당뇨치료 스마트콘택트 기술개발… 시장 선점에 역량집중

최근 (주)인터로조의 연구개발 실적이 눈부시다. 올해 2월 전자파차단C/L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8월에는 당뇨 치료용 스마트C/L를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스마트C/L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것. 인터로조는 R&D 노력의 성과가 속속 도출되면서 기술력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인터로조 기술력의 핵심은 바로 차세대기술연구소에 있다. 차세대기술연구소의 수장 이수창 연구소장을 만나 차세대 콘택트렌즈 시장에서 발휘될 인터로조의 기술력에 대해 들어봤다.


- 인터로조의 차세대기술연구소, 이 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기존의 기술연구소를 올해부터 차세대기술연구소로 재편했다. 현재 평택, 광교, 대전 3곳에서 콘택트렌즈 소재, 실리콘 소재, 스마트콘택트렌즈 등 각 연구소별로 특성화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주목할 만한 연구개발 성과가 궁금하다.
“가장 핵심적인 연구개발 성과는 바로 3세대 실리콘하이드로겔 소재 개발이다. 실리콘하이드로겔은 그동안 글로벌 메이져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국내 연구진이 직접 개발했다는 자체에 의미가 크다. 인터로조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년여간 연구개발에 매진해 3세대 실리콘하이드로겔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미 유럽으로 수출되는 한달용 콘택트렌즈에는 적용되어 있고, 빠르면 올해 안에 국내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글로벌 메이져 기업들도 10여년이 걸린 과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기간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

- 지난해 인터로조가 콘택트렌즈 업계 최초로 정부의 글로벌 성장단계 사업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 선정되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연구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최근에 발표한 당뇨치료용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가 있다. 월드클래스 300프로젝트는 중소기업청에서 세계적인 클래스의 300개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인터로조는 R&D 분야에서 5년간 50억원을 지원받으며, 융복합 헬스케어 분야에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융복합 헬스케어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필요한 만큼 인터로조 연구진을 비롯해 포스텍 신소재공학, 전기공학 교수진, 가톨릭의과대학 안과 교수진 등이 함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당뇨치료용 스마트C/L를 비롯해 바이오센서, 약물전달 시스템, 무선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을 적용해 질환을 진단하고, 약물을 방출함으로써 스마트C/L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 연구의 핵심이다.” 

- 개발된 스마트 헬스케어 C/L의 원리가 궁금하다. 또한 이번 연구가 특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 헬스케어 C/L는 기존에 개발중인 당뇨치료용 스마트 C/L보다 한 세대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구글이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와 공동으로 제작하는 스마트C/L는 눈물의 당 농도를 분석하는 원리를 가진다. 그러나 눈물이나 땀과 같은 체액은 이미 혈당이 높아진 20~30분 후에야 당 수치가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시간 분석이 어렵고, 사람마다 배출되는 눈물의 양이 달라 모두에게 적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인터로조와 포스텍에서 공동으로 개발한 스마트C/L는 초소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광검출기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 렌즈를 낀 채 눈을 감으면 암실과 같은 환경에서 혈관 속에 있는 당화혈색소를 분석, 진단을 내리는 새로운 개념의 당뇨 광 진단기술을 적용했다. 때문에 실시간 분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내부에 적용되는 부품도 단순해 상용화가 훨씬 수월 한 차원 높아진 기술력이 세계적인 이목을 끈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 지금까지는 소재 개발에 따라 C/L 세대를 구분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스마트 C/L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장이다. 스마트C/L의 상업화 시기는 언제로 예측하며, 본격화되면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치료용 스마트C/L 는 빠르면 3년 내에 상업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C/L는 크게 의료용과 증강현실용(AR/VR)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중 의료용은 약물방출 치료용, 진단용, 진단 및 치료용으로 분류되는데 이중 치료용의 상용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뇨성, 망막질환, 황반변색, 녹내장 등 실명 우려가 있는 안질환에 약물을 콘택트렌즈로 주입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기존의 안약은 눈물에 잘 씻겨 내려가 지속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또한 녹내장 치료약의 경우 통증이 심하고, 부작용으로 눈 주위가 까맣게 변색되어 미관상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치료용 C/L는 서서히 녹여내 안약을 넣던 부작용,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 스마트 C/L 시장이 열리면, 콘택트렌즈 시장의 잠재성이 무궁무진 해질 것으로 본다. 더불어 기존에 C/L 기업에 한정된 개발이었다면, 다른 업종과의 융복합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업종과의 융복합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며, 그에 따른 인터로조의 대응전략, 계획이 궁금하다.
“바이오시밀러, 신의약품, 반도체 등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성장분야중 가장 주목 받는 것이 바로 융합헬스케어 분야다. 비약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융합헬스케어 분야는 누가 먼저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전세계적인 관심사다. 융복합이 활성화될 분야를 한가지로 꼽기는 힘들다. 어느 분야로 한정하기 보다는 IT, 의학,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로조도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당뇨치료용 스마트C/L는 신소재, 전기, 그리고 의학과의 융복합이었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그래핀융합기술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한 전자파차단C/L의 경우 신소재, IT와의 결합으로 완성된 것이다. 전자파차단 C/L는 콘택트렌즈 위에 높은 전도도를 가지면서도 투명한 그래핀을 코팅해 UV와 전자파를 차단했으며, 수분 증발을 막아 안구건조증 예방기능도 구현했다. 스마트C/L는 전자파가 나올수 밖에 없는데, 해당 기술은 전자파 차폐 원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스마트C/L 개발에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스마트C/L외에 콘택트렌즈 소재 개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소재 개발에 중심을 두는 것은 바로 눈 건강이다. 현재의 콘택트렌즈는 시력보정과 미용목적의 비중이 크다. 눈 건강을 위해 산소투과율, DK 수치뿐만 아니라 렌즈 표면의 습윤성을 증대시켜 안구의 건조증이라던가 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의 일환으로 실리콘 렌즈 표면에 고습윤성 히알루론산을 포함한 Deposoo™기술을 개발했다. 히알루론산을 합성해 보습력을 강화한 ‘Ultrasoo™’ 기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Deposoo™기술이 적용된 렌즈는 안구건조증에 효과적이다. 이미 유럽 수출 제품에는 적용되어 높은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 냈다. 현재 국내 특허 등록을 앞두고 있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곧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스마트C/L, 콘택트렌즈 소재 개발 등 앞으로 인터로조 연구소의 개발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그동안 인터로조의 성장 전략이 뷰티렌즈쪽에 집중됐던 부분이 있다. 연구는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가시적으로 보여주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보다 완벽한 연구결과를 선보이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그동안이 준비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연구개발 성과가 속속 도출되며 몇몇 연구는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렀다. 시력보정, 미용적인 부분 외에 질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C/L는 앞으로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로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C/L는 융복합이 중요한 만큼 공동 연구를 통해 연구 전문화를 이루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기술개발에 장벽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연구 전문화를 토대로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이제는 우리가 기술 장벽을 쌓아 올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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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창 소장 약력

경북대학교 고분자 공학박사
現 사업자원부·중소기업청 정부연구과제 평가위원
現 대구 가톨릭대학교 신소재화학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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