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부터 중·고가까지 확산… ‘안경테 무너지면 안경원수 급감’

안경테를 미리 구입한 후 안경원에서 안경렌즈만 처방받으려 하는 이른바 ‘알갈이 고객’이 눈에 띠게 늘고 있어 안경사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외부업계의 프레임 판매량 증가세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였지만, 특히 올초부터 가속화하기 시작해 안경테와 안경렌즈의 판매량이 비례했던 공식까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경테가 안경렌즈와 함께 안경원 매출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런 추세가 고착화 될 경우 안경원 매출하락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안경원 수 감소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현재 알갈이 고객비중 관련 데이터는 정확히 집계된 것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또한 젊은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고, 안경원 간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모 안경체인 임원은 “올해들어 알갈이 고객 증가세가 피부로 느껴진다는 가맹점들이 많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보다 20∼30% 증가했다는 점주들이 많아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안경테는 안경원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해 만일 안경테가 무너지면 안경원 경영이 정말 힘들어 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시장규모 대비 안경원이 포화상태이고 경기도 좋지 않은데, 대책을 세우지 못하면 상당수의 안경원이 위기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우려를 전했다.
여기에 알갈이 문제가 더 불거지기 전에 안경업계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하고, 신속한 대책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충북의 한 원장은 “안경테를 미리 사온 고객들을 보면 예전에는 주로 젊은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제 그들이 부모님과 같이 오는 경우가 있다. 또한 딱 봐도 조잡하고 저렴해 보이는 제품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유명 브랜드 및 상당히 고가의 프레임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비유가 좀 그렇지만 알갈이는 술집에 술을 사 가지고가 안주만 시키는 것과 같다. 말도 안되는 행위이지만 안경원에서는 당연시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사람의 심리상 알갈이를 한 번 경험한 고객들은 다음번에는 당연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소비패턴으로 굳어지기 전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협회나 지부가 시급히 나서줬으면 한다”고 견해를 나타냈다. 문제는 알갈이 고객 증가가 앞서 언급했듯 향후 안경시장 축소는 물론 안경원 숫자 감소 등 여러문제를 유발할 것이 자명함에도 해결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외부업계의 선글라스 및 안경테 판매가 매년 늘고 있는데다, 안경업계 내부에서 직접 소비자 판매에 나서려는 제조사 및 유통사가 늘고 있어서다. 안경업계에 만연해 있는 알갈이 문제에 대해 일부 안경인들은 해결방안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바로 현재 타 산업군에서 진품과 가품을 가려내기 위해 개발된 ‘엠태그(M-Tag)’를 안경업계도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안경테에 엠태그 부착문화를 활성화시켜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 즉 엠태그를 붙인 양질의 안경테 제품만을 유통시키자는 논리다.
 또 안경원에서 유통하는 안경테 제품은 엠태그를 전부 붙여 소비자가 안경원에서는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부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검증이 안 된 제품 및 엠태그가 부착되지 않은 안경테는 전국 안경원이 보이콧해 소비자가 안경원으로 공테를 가져와 알갈이 하는 행태를 사전에 원천 차단하자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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