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도 국립국어원 표준어로 안경점 아닌 안경원 단어 사용

지난 7월 둘째주 가장 큰 사회적 이슈중 하나는 바로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였다.
대국민적 관심사로 전 국민의 눈과 귀는 인사 청문회에 집중됐다. 후보자를 내세운 여당과 야당의 팽팽한 대결로 인사 검증이 진행됐다. 후보자에 대한 꼼꼼한 인사검증도 화제가 됐지만,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는 유난히 안경업계와 관련된 용어들이 많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항에 관련해서 안경계 용어들이 자주 사용됐다. 청문위원들이 윤 후보자의 병력 ‘부동시’ 문제를 따지면서 예년과는 사뭇 다르게 정확하게 안경점이 아닌 ‘안경원’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후보자인 윤 후보자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이는 안경계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높아진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주목을 받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해 “국회 내에 있는 안경원에 가서도 5분, 10분이면 굴절도 검사를 할 수 있다”며 “검사서를 제출하거나 고교시절의 시력만을 표기해 생활기록부라도 제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해 화제가 됐다.
살아있는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모두 안경원으로 부르고 자막 처리하는 방송사들 편집도 안경원으로 반영돼 전 국민들에게 안경계 이미지 제고를 했다는 평이다.
이번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앞으로 사회지도층은 물론, 표준어 사용을 선도하고 있는 방송매체들이 ‘안경원’을 제대로 사용해 향후 안경사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대한안경사협회도 안경계의 언어순화 운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문성이 결여된 안경점, 가게, 매장, 점포, 사장, 기사, 종업원, 점원, 아저씨, 아가씨와 같은 용어를 원장님, 안경사 선생님으로 부르는 것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협회의 바람이 사회 지도층에 잘 먹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안경계의 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지위 확보에 언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드러낸 단면이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올바른 언어 사용을 강조하는 까닭은 단어 하나하나의 차이에 따라 존재가치까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누구나 ‘간호사’라는 말에 익숙하지만 간호사 단체는 수년 동안 적극적인 노력을 펼친 끝에 간호부에서 간호원으로, 다시 간호사라는 공식 명칭을 얻어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등에서는 간호사도 의사와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장애인단체 역시 지난 90년대 전국 모든 신문·방송을 모니터링하며 ‘맹인’ 또는 ‘봉사’를 ‘시력장애인’으로, ‘벙어리’를 ‘청각장애인’으로 부르거나 쓰도록 유도했다. 당시 장애인 단체는 특정 매체에서 과거 잘못된 용어를 사용할 경우 빠짐없이 정중한 보도자료를 보내 정정을 요구했다.
안경원에 대한 방송의 언어순화도 예년보다는 적지 않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각 지상파 방송의 경우 최근 ‘안경점’이라는 말보다 ‘안경원’으로 부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뉴스나 예능프로에서는 ‘안경점’ 등이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송되고 있는데다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의 경우 대부분 아직 ‘안경점’을 바른 용어인 양 사용하고 있다.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에는 잘못된 언어 사용습관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이미 지난 2008년 ‘안경원’을 표준어로 정하고 국어사전에도 정식 등재한지 10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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